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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균 없애는 음식이 따로 있을까? 장내 미생물과 다이어트의 진실

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작은 연구실의 쉼표 입니다.

글쓰기와 기록, 그리고 글로 살아가는 구조를 함께 씁니다. 감정을 흘려보내지 않고 문장으로 붙잡아 오래 남는 글을 씁니다.

 

“살이 잘 안 빠지는 게 혹시 장 속 ‘뚱보균’ 때문일까?”

다이어트를 검색하다 보면 한 번쯤 ‘뚱보균’이라는 말을 만나게 됩니다.

뚱보균이 많으면 살이 찌고, 유익균을 늘리면 살이 빠진다는 설명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궁금해집니다.

뚱보균을 없애는 음식이 정말 따로 있을까요?

먼저 결론부터 말하면, 특정 음식을 먹어서 이른바 ‘뚱보균’을 없앤다는 식의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뚱보균’은 특정 세균 하나를 가리키는 공식적인 의학 용어가 아니며, 현재 연구에서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장내 미생물 전체의 구성과 다양성, 그리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대사 환경입니다.

그렇다고 장내 미생물과 체중의 관계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늘은 ‘뚱보균’이라는 말 뒤에 숨어 있는 진짜 이야기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1. 뚱보균은 정말 존재할까?
  2. 장내 미생물은 체중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3. 퍼미큐테스가 많으면 살이 찐다는 말은 사실일까?
  4. 장내 미생물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할까?
  5. 오히려 줄이는 것이 좋은 음식
  6. 장 건강을 위한 하루 식사 공식
  7. 뚱보균에 관한 자주 묻는 질문

1. 뚱보균은 정말 존재할까?

우선 가장 큰 오해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뚱보균’이라는 이름의 특정 세균 하나가 우리 장 속에 살면서 사람을 살찌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의 장에는 매우 다양한 미생물이 함께 살아갑니다.

이들은 우리가 먹은 음식 성분을 이용하고 여러 대사산물을 만들어내면서 장 환경과 면역 및 대사 과정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비만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장내 미생물과 비만의 관계도 활발하게 연구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과 비만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과 특정 세균 하나가 비만을 일으킨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장내 생태계를 보여주는 장 건강 일러스트
‘뚱보균’이라는 특정 균 하나가 비만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장내 미생물은 다양한 균이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복잡한 생태계다.


2. 장내 미생물은 체중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장내 미생물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먹은 음식의 일부를 분해하고 발효하는 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람이 완전히 소화하기 어려운 일부 식이섬유가 대장에 도달하면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물질이 단쇄지방산(SCFA, short-chain fatty acids)입니다.

아세트산, 프로피온산, 부티르산 등이 대표적이며 장점막과 면역 기능, 대사 조절 등과 관련해 연구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는 단순히 칼로리 섭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내 미생물에게 어떤 먹이를 공급하느냐와도 연결됩니다.

다만 장내 미생물 하나만으로 체중 증가와 감소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체중에는 전체적인 에너지 섭취와 소비뿐 아니라 신체활동, 수면, 유전적 요인, 약물, 생활습관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합니다.

장내 미생물은 비만이라는 큰 퍼즐을 구성하는 여러 조각 가운데 하나라고 이해하는 편이 적절합니다.


3. 퍼미큐테스가 많으면 살이 찐다는 말은 사실일까?

‘뚱보균’을 검색하다 보면 퍼미큐테스(Firmicutes)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라는 이름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일부 초기 연구에서 비만과 이 두 세균군의 상대적 비율 사이에 관련성이 관찰되면서 ‘퍼미큐테스는 뚱보균’이라는 식의 설명이 대중적으로 퍼졌습니다.

그러나 이후 연구에서는 사람마다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고, 단순히 두 세균군의 비율만 가지고 비만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제기됐습니다.

따라서

“퍼미큐테스가 많다 = 살이 찐다”

라고 공식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장내 미생물 연구는 훨씬 복잡합니다.

어떤 미생물이 있는지만큼이나 그 미생물들이 어떤 환경에서 무엇을 먹고 어떤 물질을 만들어내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4. 그렇다면 장내 미생물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할까?

여기서부터가 실제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별한 ‘뚱보균 제거 식품’을 찾아다니기보다 장내 미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① 귀리·보리·현미 같은 통곡물

통곡물은 정제된 곡물보다 식이섬유를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② 렌틸콩·병아리콩·검은콩 등 콩류

콩류는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할 수 있습니다.

③ 양파·마늘·대파·부추 등 다양한 채소

한 종류의 채소를 많이 먹는 것보다 여러 종류의 식물성 식품을 식탁에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④ 사과·키위·베리류 등의 과일

과일은 가능하면 주스보다 원물 형태로 먹어 식이섬유까지 함께 섭취합니다.

⑤ 무가당 요거트·김치 등의 발효식품

발효식품도 식사의 한 부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김치처럼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은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⑥ 감자·고구마·콩류 등의 저항성 전분

저항성 전분은 소장에서 완전히 소화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해 장 내 미생물의 발효 기질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감자처럼 전분이 많은 일부 음식은 조리한 뒤 식히는 과정에서 저항성 전분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과 장 건강을 위한 통곡물 콩 채소 과일 발효식품
귀리·현미·콩류·채소·과일·견과류·발효식품 등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장내 미생물 환경을 만드는 기본이다.


5. 무엇을 먹느냐만큼 무엇을 줄이느냐도 중요하다

장 건강을 위해 값비싼 건강식품부터 살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평소 다음과 같은 음식의 섭취 빈도가 지나치게 높지는 않은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당류가 많이 들어간 음료
  • 과자와 디저트류
  •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 패스트푸드를 지나치게 자주 먹는 식습관
  • 식이섬유가 부족한 초가공식품 위주의 식사

물론 이런 음식을 한 번 먹었다고 장내 환경이 갑자기 나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반복되는 식습관입니다.

장내 미생물에게도 ‘오늘 한 번 무엇을 먹었는가’보다 ‘매일 무엇을 먹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6. 장 건강을 위한 하루 식사는 이렇게

아침
무가당 그릭요거트 + 귀리 + 키위 또는 베리류

점심
현미·보리밥 + 생선·두부·닭고기 중 하나 + 여러 종류의 채소 + 김치 소량

간식
사과 또는 키위 + 견과류 소량

저녁
두부·생선·달걀 등의 단백질 + 충분한 채소 + 적당량의 감자·고구마 또는 콩류

결국 핵심은 굶는 것이 아닙니다.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되는 식사와 장내 미생물에게 좋은 식사를 같은 방향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7. 뚱보균에 관한 자주 묻는 질문

Q. 유산균을 먹으면 뚱보균이 없어지나요?

A.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는 균주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유산균 제품 하나만으로 체중 감량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Q. 김치를 많이 먹으면 장에 더 좋은가요?

A. 많이 먹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김치는 발효식품이지만 나트륨 섭취도 함께 고려해 적당량을 식사의 일부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장 건강이 좋아지면 저절로 살이 빠지나요?

A. 아닙니다.

체중 변화에는 전체적인 에너지 섭취와 소비, 신체활동, 수면, 생활습관 등 여러 요인이 관여합니다. 장내 미생물은 그중 하나의 연구 대상입니다.

Q. ‘뚱보균 제거’ 제품을 먹으면 도움이 될까요?

A. 특정 제품이 뚱보균을 없애 체중을 감소시킨다고 단정적으로 광고한다면 근거를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는 특정 균 하나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설명하기에는 매우 복잡합니다.


정보를 더 확인하고 싶다면

장내 미생물과 건강에 관한 정보는 연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므로 광고성 정보보다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자료와 연구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련 정보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의 영양·장내 미생물 관련 자료 등을 참고해 교차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외부 링크 삽입 권장 위치
① NIH 또는 NIDDK의 장·소화 및 체중 관련 공식 자료
②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의 Microbiome/Nutrition 관련 자료


마무리

살이 빠지지 않으면 우리는 원인을 하나에서 찾고 싶어 집니다.

탄수화물을 의심하고, 지방을 의심하다가 이제는 장 속의 ‘뚱보균’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없애야 할 균 하나를 찾는 것보다 바꿔야 할 식습관 하나를 찾는 편이 낫습니다.

오늘 냉장고를 한 번 열어보세요.

채소는 몇 종류가 있나요?
콩과 통곡물은 얼마나 자주 먹나요?
과일은 주스가 아니라 원물로 먹고 있나요?
초가공식품이 식탁을 지나치게 많이 차지하고 있지는 않나요?

‘뚱보균을 없애는 비법’을 찾아 헤매기보다 내 장 속의 생태계가 좋아할 식사를 하루 한 끼씩 늘려가는 것.

그것이 훨씬 현실적인 시작입니다.

 

장 건강과 체중 관리를 위해 채소 통곡물 콩 과일을 골고루 먹는 건강한 식사
장 건강은 특별한 음식 하나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채소·통곡물·콩류·과일 등 다양한 식품을 매일 식탁에 올리는 작은 습관이 중요하다.


쉼표 한마디

살을 빼기 위해 장 속의 누군가를 쫓아낼 필요는 없다.
먼저 내가 매일 무엇을 들여보내고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여러분의 오늘 식탁에는 몇 종류의 식물성 식품이 올라왔나요?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영양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콘텐츠이며 개인의 질환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식단 조절이 필요한 경우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쉼표 JEONGS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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