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의 서재 로고 JEONG SEON | 쉼표의 서재

창작의 기쁨과 슬픔-글 한 줄에 담긴 모든 감정들

당신의 하루가 머무는 문장

글을 쓸 때면, 마음 안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그건 기쁨일 수도 있고, 슬픔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거움일 수도 있다. 창작은 단순히 문장을 조립하는 작업이 아니다. 자신의 감정, 기억, 상처, 바람을 줄 사이에 녹여내는 일이다. 그래서 글 한 줄에는 작가의 하루가, 혹은 평생이 담겨 있을 수도 있다.

창작의 기쁨과 슬픔-글 한 줄에 담긴 모든 감정들
슬픔,고민, 기쁨, 화남,감정들이 딱 맞는 단어를 찾아 글 위에 앉을 때

기쁨: 존재를 증명하는 창조의 순간

창작의 순간은 짜릿하다. 수많은 단어 중 내 감정에 딱 맞는 단어 하나를 찾아낼 때, 불분명했던 생각이 문장으로 완성될 때, 마음속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그 찰나. 그 순간 우리는 존재를 확인한다. "나는 지금,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기쁨은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렵다. 그것은 창작자만이 느낄 수 있는 내면의 진동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나는 살아 있다"라고 말하는 일이다. 그 문장을 누군가가 읽고, 공감하고, 반응해 줄 때 느끼는 감동은 그 어떤 보상보다 크다. 창작은 그렇게 타인과 연결되는 통로이자, 스스로를 구원하는 길이 된다.

슬픔: 채워지지 않는 갈증과 혼자만의 싸움

하지만 모든 글이 쉽게 써지는 것은 아니다. 창작에는 늘 어둠이 뒤따른다. 마음속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한데도, 문장은 흐르지 않는다. 아무리 써도 마음에 들지 않고, 몇 시간 동안 고작 한 문장만 써낼 때도 있다. 그럴 땐 좌절감이 찾아온다. "나는 정말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더 아픈 건, 그 과정을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외로움은 창작자의 오래된 동반자다. 잘 쓴 문장 뒤에는 고쳐 쓴 수십 번의 흔적이 있고, 공감받는 글 뒤에는 공감받지 못한 수많은 문장들이 있다. 그 슬픔은, 때때로 글을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글 한 줄에 담긴 감정의 무게

우리는 누군가의 글을 읽으며 가볍게 넘기지만, 그 한 줄을 위해 작가가 버틴 밤이 얼마나 길었을지는 모른다. 그 문장을 쓰기까지 어떤 감정을 견뎠는지, 어떤 경험을 꺼내어 다시 마주했는지. 글 한 줄에는 단순한 의미를 넘은, 창작자의 ‘시간’이 들어 있다.

창작은 감정을 소비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기억을 되짚고, 상처를 다시 열어보고, 때론 웃고 때론 우는 그런 반복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한 편의 글은 결과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감정 기록이다. 그것이 바로 창작의 진짜 가치이기도 하다.

창작의 기쁨은 찰나이고, 슬픔은 종종 길게 남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한 줄을 쓴다. 그 문장이 나를 표현하고, 누군가에게 닿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만든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오늘도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들고, 혹은 키보드를 두드리며 한 줄을 쓰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 그 한 줄이면 충분하다고. 그것이 바로 창작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글 한 줄에는 단순한 의미를 넘은, 창작자의 ‘시간’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