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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의 서재

오늘을 남기는 사람: 기록 · 언어 · AI · 콘텐츠


별의 고향

냉장고가 나한테 말했다 “너 왜 또 배달앱 켜냐”

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작은 연구실의 쉼표 입니다.

글쓰기와 기록, 그리고 글로 살아가는 구조를 함께 씁니다. 감정을 흘려보내지 않고 문장으로 붙잡아 오래 남는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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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는 알고 있었다. 내가 배고픈 게 아니라 귀찮은 거라는 걸.

냉장고 앞에서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 사람과 집밥 재료
피곤한 저녁, 냉장고 속 재료를 보며 배달앱과 집밥 사이에서 고민하는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낸 글입니다.


 

오늘도 냉장고를 열었다.
그리고 다시 닫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배달앱을 켰다.
그 순간, 뒤에서 누가 불렀다.

 

“야.”

 

… 뭐지?

 

“너 방금 나 열었지?”

 

나는 조용히 폰을 내려놓았다.

 

“야, 나 좀 보라고.”

 

냉장고가 말을 걸고 있었다.




1. “먹을 게 없잖아”라는 착각

“먹을 게 없잖아…”
내가 말하자 냉장고가 푸흐 하며 한숨을 쉬었다.

“없긴 뭐가 없어. 제대로 보기나 했냐?”

다시 열어서 봐라. 냉장고가  불뚝한 배를 내밀었다.

나는 다시 냉장고 문을 열었다.
계란, 김치, 밥… 다 거기에 있었다.

문제는 재료가 아니라, 내 에너지였다.

 

2. 냉장고의 항변

“여기 오래된 된장도 있고,
감칠맛 나는 고추장도 있고,
갓김치도 곰삭아서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방.

“할머니가 만든 식혜도 있다.”

그건 반칙이다.

 

3. 냉장고는 내 베프였다

냉장고까지는 3걸음.
배달앱은 손가락 한 번.

그래서 자꾸 배달에 진다.

“냉장고 나는 배달비도 안 받는다.”

… 맞다.
냉장고는 조용히 나를 살리고 있었다.

 

4. 오늘 저녁 공식

냉장고 공식

밥 + 계란 = 끝
밥 + 김치 = 끝
밥 + 참치 = 끝

 

냉장고가 말했다.

“오늘은 미슐랭 아니고 생존이다.”

 

5. 결국 냉장고를 다시 열었다

나는 배달앱을 껐다. 

배달앱은 조용히 폰 화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냉장고를 다시 열었다.

계란, 김치, 밥이 나를 불렀다

우리 셋 팬에 10분 혼합하면 끝난다.

“봐라. 오늘도 간단히 저녁 먹을 수 있다.”

팬 하나 꺼냈다.
그걸로 끝이었다.

오늘 저녁은
냉장고가 살렸다.


 

쉼표의 밥상
오늘 나를 살리는 한 끼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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