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여 있던 물줄기가 흐르기 시작하자, 결국 바다는 기다렸다는 듯 넓은 품으로 물줄기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비가 그치고 한참이 지났는데도 맑아지지 않는 물.
흙탕물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일은 의외로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
어쩌면 내 마음도 그런 연못과 닮아 있었다.
지난겨울, 나는 오래 흐려 있었다.
무엇이 나를 이토록 탁하게 만드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강가 흐린 물 사이로, 천천히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얼굴의 희미한 윤곽.
그게 신호였다.
혼란 속에서도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되고 있다는.
흐르지 않으면 강이 될 수 없다.
강이 되지 않으면 바다에 닿을 수 없다.
힘겨웠던 일들, 씁쓸함과 외로움.
그 모든 것을 이제는 흘려보내기로 했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눈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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