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는 장보기도 하나의 생활 전략이 된다

베트남에서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여기서는 ‘장보기’가 일상이 아니라 하나의 결정이라는 걸.
오늘도 그랬다.
마트에서 산 물건을 한 보따리씩 택시 트렁크에 싣는데, 점원들 눈이 동그레 졌다.
“너무 많이 사는 거 아니냐”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게 과한 게 아니라는 걸.
베트남에서 마트는 생각보다 비싸다
베트남 물가가 싸다고들 하지만, 그건 이동비를 계산에 넣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다.
대형마트는 대부분 주거지와 거리가 있다.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경우는 드물고, 결국 택시를 타야 한다.
이렇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마트에서 산 식재료 값보다 왕복 택시비가 더 나오는 날도 생긴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하던 방식 그대로였다.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자주.
그게 더 합리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그 방식이 가장 비효율적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장기체류자 소비 구조
시행착오 끝에 정착한 방식은 단순하다.
- 대형마트는 한 달에 한 번
- 생필품은 한 번에 대량 구매
- 신선식품은 로컬에서 그때그때
- 급할 땐 오토바이 배달 활용
마트에서는 휴지, 세제, 주방용품, 통조림, 건조식품, 냉동 보관 가능한 것들 위주로 산다.
이 물건들은 자주 살 이유가 없다.
반대로 야채, 생선, 고기, 과일은 신선도가 중요한 만큼 집 근처 로컬 마켓이나 상점에서 해결한다.
그리고 정말 애매한 상황일 때는 앰어이 오토바이 배달을 이용한다.
여기서 배달은 사치가 아니라 이동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다.
이 소비 패턴이 만들어 준 변화
이 방식으로 바꾸고 나서 생활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 불필요한 이동이 줄어들었다
- 생활비에서 새는 돈이 확연히 줄었다
- 장보기에 쓰던 시간과 체력이 남았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심리적인 안정이다.
냉장고와 수납장이 채워져 있다는 건 생각보다 강력하다.
“오늘 뭐 사러 나가야 하나”라는 고민이 사라지면 하루의 리듬이 달라진다.
이 방식이 여행자에게는 맞지 않는 이유
이 소비 패턴은 여행자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짧게 머무는 일정이라면 대량 구매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고, 보관과 처리도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산다는 감각은 다르다.
여행이 아니라 생활이 되면, 소비는 점점 감각이 아니라 구조가 된다.
현지에서 산다는 것
현명한 소비는 덜 쓰는 것이 아니다.
덜 흔들리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살면서 나는 그렇게 배웠다.
그리고 이 장보기 패턴은 그 감각을 가장 빨리 익히게 해 준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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