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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은 소리가 먼저 왔다.
창문 밖 바나나 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종달새는 째재잭 째재잭
조용히 하루의 문을 두드렸다.
나는 잠시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작은 시간의 흐름을 보았다.
먼저 잎이 흔들리고 있었다.
잎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아침의 방향을 먼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햇빛을 받으며 조용히 흔들리는 모습이
이 하루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었다.
쉼표의 아침, 잎이 흔들리다

잠시 뒤, 시선을 조금 옮기자
잎 아래에서 작은 꽃이 맺혀 있었다.
꽃은 아직 열매가 아니었지만
이미 준비된 시간처럼 보였다.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
이렇게 조용히 모여 있었던 것이다.
쉼표의 창문 앞, 씨앗의 시간

그리고 다시 눈을 들었을 때
이미 작은 열매가 열려 있었다.
나는 언제 이 시간이 지나갔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잎이 흔들리고
꽃이 맺히고
열매가 열리는 순간이
모두 같은 아침 안에 있었다.
쉼표의 아침, 열매가 열리다

우리는 종종
결과만 보려고 한다.
하지만 자연은
먼저 잎을 흔들고
꽃을 준비하고
그다음 열매를 맺는다.
오늘 아침 창문 앞에서
나는 그 순서를 배웠다.
서두르지 않아도
시간은 자라고,
보이지 않는 준비는
언젠가 열매로 이어진다.
나는 오늘도
쉼표처럼
잠시 멈추며
다음을 준비한다.
오늘의 한 문장
느리게 시작한 기록은 오래 남는다.
—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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