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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의 서재

구조를 기록하는 공간


쉼표의 서재 일지

책임의 선을 다시 긋다

 

의류 공장 생산 라인을 배경으로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여성의 뒷모습
의류 생산 현장에서 공정 흐름표를 점검하는 장면. 보고와 실행 사이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태도를 상징한다.

 

나는 이제 안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일정이 아니라 책임의 선이라는 것을.

보고는 올라갔다고 말하고
결재는 진행 중이었다고 말하고
현장은 몰랐다고 말한다.

그 사이에서 납기는 조용히 무너진다.

아무도 거짓말을 하진 않았지만
아무도 끝까지 책임지지도 않았다.

나는 오늘 그 선을 다시 본다.

누가 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마무리했는가’를 묻는다.


책임은 감정이 아니다.
태도도 아니다.
구조다.

보고가 올라갔으면 확인자가 있어야 하고
확인이 되었으면 실행자가 명확해야 하고
실행이 되었으면 완료 기준이 문장으로 남아야 한다.

문장이 없으면
책임은 공중에 떠다닌다.

그래서 나는 기록한다.

“누가, 언제, 무엇을, 어디까지.”

이 네 줄이면
조직은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예전의 나는 사람을 믿었다.
지금의 나는 구조를 설계한다.

믿음은 따뜻하지만
구조는 오래간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구조가 생기면 사람도 안정된다.

선을 분명히 그어두면
다툼은 줄고
핑계는 사라지고
속도는 붙는다.


나는 이제 감정에 반응하지 않는다.
나는 기준에 반응한다.

기준이 흐려질 때만 말한다.
기준이 흔들릴 때만 개입한다.

모든 문제를 내가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선이 사라지지 않게 한다.

이게 리더의 일이다.


오늘의 결론:

책임은 누군가를 압박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조직을 지키기 위한 선이다.

나는 그 선을 다시 긋는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