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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의 서재 일지

🌙 《쉼표의 서재 저녁 일지 — 2025년 12월 12일》

프롤로그

해가 기울면,
하루는 더 이상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창 너머로 붉은 노을이 지는 저녁 하늘과 구름이 보이고, 실내 창가 아래 책상 위에 펼쳐진 책이 놓인 고요한 풍경
하루가 저물어갈 때, 하늘은 가장 솔직해진다.

 

 

설명문

창 너머로 천천히 가라앉는 해와 붉게 물든 구름이 하루의 끝을 알린다.
말없이 펼쳐진 노을은 오늘을 평가하지 않고,
그저 지나가게 둔다.
이 이미지는 하루가 저물어갈 때 느껴지는
조용한 수용과 내려놓음의 감정을 담고 있다.


본문

 

하루가 저물어갈 때,
나는 오늘을 다시 묻지 않기로 한다.
잘했는지, 부족했는지 같은 질문은
이 시간엔 너무 시끄럽다.

 

저녁은 늘 조용한 정산의 시간이다.
계산서를 들이밀듯 하루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이렇게 말하는 쪽에 가깝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네.”

 

해가 지면 생각은 느려진다.
낮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이
하나씩 제자리로 돌아온다.

피곤함, 안도감,

 

그리고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 작은 뭉침들.

나는 저녁에 글을 쓸 때
무언가를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아침이 태도를 고르는 시간이라면,

 

저녁은 용서하는 시간에 가깝다.

 

오늘의 나를, 오늘의 선택을.

 

모든 하루가 만족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모든 하루가 실패도 아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 대부분의 날들이 있고,
우리는 그 중간을 살아낸다.

 

불을 하나씩 끄듯
마음을 정리한다.

 

오늘 다 하지 못한 말들,
내일로 미뤄도 되는 생각들.

 

지금 이 시간엔
그저 내려놓는 연습이면 충분하다.

 

하루가 저물어갈 때

 

나는 오늘을 완성하지 않는다.
다만, 오늘을 조용히 닫는다.

 

그리고 그걸로
이 하루는 끝난다.

 

오늘을 다 살지 못했어도,

 

오늘을 닫을 수 있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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