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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의 서재

문장이 머무는 집


쉼표의 서재 일지

《쉼표의 서재 일지 — 2026년 01월 06일》

말보다 먼저, 하루를 쓰는 사람.

책으로 가득한 서재 책상 앞에 앉아 긴 머리를 우아하게 묶은 여성이 조용히 글을 쓰고 있는 뒷모습
책으로 둘러싸인 서재의 한가운데, 여자는 등을 보인 채 책상에 앉아 있다. 정리된 머리와 단정한 자세, 그리고 펜을 쥔 손끝에 하루의 생각이 모인다. 이곳은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삶을 적어 내려가는 자리다.


 

새벽은 늘 솔직하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마음은 가장 정확한 보고서를 내놓는다.

오늘의 나는 조금 느렸다.

해야 할 일의 목록은 이미 전날 밤에 정리되어 있었지만,
몸보다 생각이 먼저 일어났다.

그게 나의 방식이라는 걸,
이제는 인정한다.

속도보다 결을 고르는 사람.
빨리 가기보단,
오래 남는 문장을 택하는 사람.

책상 위에는 어제의 흔적이 남아 있다.

지우개 가루,
반쯤 식은 커피,
접어둔 메모지.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축적이다.

일은 그렇게 쌓인다.

한 번에 끝내는 사람보다,
매일 손을 대는 사람이 결국 결과를 만든다.

나는 그걸 여러 번 증명해 왔다.

오늘은 다짐을 크게 세우지 않았다.

대신 확인만 했다.

— 나는 여전히 쓰고 있다.
— 나는 여전히 배우고 있다.
— 나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이 세 가지면 충분하다.

계획은 언제든 수정할 수 있지만,
이 태도만은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창밖은 아직 어둡다.

하지만 어둠은 언제나
빛의 전 단계다.

이걸 아는 사람은 조급해지지 않는다.

지금의 정체가 실패가 아니라,
전환 구간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오늘의 업무 목표는 단순하다.

한 문단이라도 더 정제하기.
한 선택이라도 더 정확하게 하기.
그리고,
나 자신에게 쓸데없는 의심을 덜어내기.

쉼표는 멈춤이 아니라 호흡이다.

오늘도 나는,
숨을 고르고 다시 간다.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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