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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의 서재

문장이 머무는 집


감성 에세이

EP1-「나는 왜, 언어를 잃어버렸는가」

I won’t stop. I’ll get better day by day.
(아이 원트 스탑. 아일 겟 베뤌 데이 바이 데이)
나는 멈추지 않는다. 나는 하루하루 더 나아질 것이다.
말을 잃어버린다는 건 단순히 말수가 줄어드는 일이 아니다. 그건 마음의 숨이 걸리고, 나를 지탱하던 내부 구조가 미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나는 그 흔들림을 오랫동안 감지하지 못했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언어를 잃은 것이 아니라, 나를 잃어버리고 있었음을. 이 기록은, 잃어버린 마음의 지도를 다시 그려보는 첫 페이지다. 쉼표의 서재, EP1.
“EP1 나는 왜 언어를 잃어버렸는가 표지 이미지. 심플한 타이포그래피로 제목과 ‘쉼표의 서재’가 배치된 문학 에세이 시리즈 디자인.”
EP1 · 나는 왜, 언어를 잃어버렸는가

설명문(Description)

EP1 표지 이미지는 ‘나는 왜, 언어를 잃어버렸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둔 문학적 에세이 시리즈의 시작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부드러운 크림 톤 배경과 단정한 타이포그래피는 글의 정서인 침묵·상실·회복의 결을 담으며, ‘쉼표의 서재’라는 시리즈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감정의 결을 따라가는 EP 연재의 첫 장을 상징하는 이미지다.


Part 1. 말이 사라지기 시작한 날들

처음에는 단순한 피로였다. 하루를 버티느라 기력이 떨어진 정도로만 여겼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문장을 만들려 하면 머릿속이 뿌옇게 흐려졌고, 아무 말이나 꺼내면 가슴이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사람들은 흔히 ‘번아웃’이라고 말하지만 내가 겪은 침묵은 조금 달랐다. 말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말이 마음까지 닿지 않는 이상한 단절.

말을 잃는다는 건, 스스로를 설명할 언어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그때의 나는 나를 이해할 도구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누가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무너져버릴 것 같았고, 조금만 깊은 대화를 해도 숨이 가빠졌다. 삶은 계속되는데 마음은 멈춰 있었다.

Part 2. 침묵이 내게 남긴 것들

나는 그 침묵의 시간을 견디면서 조용히 하나의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말을 잃는 결은 실패가 아니었다. 그저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지나치게 오래 감당해 왔다는 신호였다.

마음속에는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이 오래된 먼지처럼 층층이 쌓여 있었다. 그 위에 또 하루가 덮이고, 또 생각이 쌓이고, 결국 나는 과부하의 벼랑 끝에 서 있었다.

두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안도도 있었다.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숨 쉴 틈을 얻었던 순간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침묵 속에서 나는 나 자신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무너졌는가. 나는 무엇을 감추고 있었는가. 나는 왜 나를 설명하는 데 실패했는가.

그 질문이 나를 다시 깨웠다.

Part 3. 언어가 사라지면 마음은 어디로 가는가

언어는 마음의 그릇이다. 그릇이 깨지면 마음은 방향을 잃는다. 흥분도, 슬픔도, 위로도, 분노도 제대로 담기지 않는다.

나는 그 상태로 오래 살았다. 겉으로는 모든 걸 유지하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내부 구조는 이미 쓰러져 있었다. 사소한 말에도 흔들리고 아무런 일도 아닌데 심장이 내려앉는 날들이 많았다.

감정은 말로 붙잡을 때 비로소 형태가 생긴다. 말을 잃는다는 건 감정이 흩어지고 흐려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언어로 돌아오기로 했다. 문장을 붙잡고, 단어를 다듬고, 흐린 마음을 다시 그리는 일. 서툴고 느리고 불완전하지만 이제 방향은 분명했다.

Part 4. 잃어버렸던 나를 되찾는 과정

언어를 되찾는 일은 과거와 마주하는 일이다. 피하고 싶었던 감정도 손끝으로 다시 만져야 한다. 어디서부터 무너졌는지, 왜 그렇게 아팠는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또박또박 기록해야 한다.

그 과정은 벅차고, 때로는 잔인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기록은 결국 나를 살린다는 것을.

나는 지금 그 길 위에 있다. 흩어진 마음을 주워 담고, 말을 잃어버린 날들을 복원하며, 내 내부 구조를 다시 세우고 있다.

내 언어는 사라진 게 아니었다. 그저 너무 오랫동안 어둠 속에 파묻혀 있었을 뿐이다.

그것이 나의 회복이고, 나의 재정렬이고, 나의 새로운 시작이다.

코다(Coda). 다음 페이지를 여는 마음

EP2에서는 내가 잃어버린 감정과 기억의 조각들을 더 깊이 들여다볼 것이다. 언어가 사라진 자리엔 무엇이 남았는지, 그 공백은 나를 어떻게 바꿨는지, 그 흔적들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무게로 자리하고 있는지를 기록하게 된다.

EP1이 ‘원인’의 문이었다면 EP2는 ‘그 공백의 모양’을 탐구하는 회차가 될 것이다.

나는 이제 계속 걸어간다. 그리고,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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