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닫힌 노트 위로 부드러운 빛이 머문다.
오늘은 기록보다 휴식이 먼저인 날.
다 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판단이
한 주를 온전히 마무리하게 한다.
쉼표의 서재는 이렇게 조용히 불을 끈다.
오늘은 아무것도 밀어붙이지 않았다.
일요일은 원래 그런 날이다.
정리하지 않아도 되고,
앞서 가지 않아도 되고,
그저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두어도 되는 시간.
아침부터 마음이 조금 느슨했다.
그 느슨함이
나태가 아니라
회복이라는 걸
이제는 구분할 수 있다.
일요일의 리듬은
의지가 아니라
허용으로 굴러간다.
글을 쓰려다 말았다.
문장을 열었다가 닫았다.
오늘은 완성보다
여백이 더 어울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쓰지 않은 문장들도
충분히 제 몫을 했다.
쉼표의 서재는
오늘 아주 고요했다.
불을 켜지 않아도
이미 정돈된 느낌.
이 공간이
나를 다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제는 익숙하다.
그게 이 서재의 가장 큰 성과다.
저녁이 되자
한 주가 자연스럽게 접혔다.
잘한 날도 있었고,
아슬아슬했던 날도 있었지만
결국 여기까지 왔다.
이만하면 충분히 성실했다.
오늘의 결론은 단순하다.
오늘은
아무것도 더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주를 맞을 수 있다.
일요일답게,
조용히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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