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쉼표의 서재

문장이 머무는 집


이게 인생인가

빌어먹을 이게 인생인가 EP.5ㅡ공허한 자유

자유롭다.

누구도 간섭 안 한다.
아무도 뭐라 안 한다.
마음대로 살 수 있다.

그런데 공허하다.

 

빌어먹을 이게 인생인가 EP.5, 자유로운데 왜 이렇게 공허할까라는 문구가 적힌 청록색 배경의 감성 이미지

 

이 이미지는 「빌어먹을 이게 인생인가」 시리즈 EP.5,
‘공허한 자유’를 상징한다.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삶,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시간 속에서도
왜 마음은 비어 있는지 묻는 질문을 담았다.
청록색 배경은 차분한 고독과 사유의 시간을,
중앙의 문장은 자유 이후에 찾아온 공허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시선이다.
이 글은 자유의 달콤함보다 그 이후에 남는 감정을 기록한다.

 

 

역설.
이게 역설이다.

40년 직장 생활할 때:
“자유롭게 살고 싶다”

지금 자유로운데:
“이게 뭐지?”

공허하다.

자유로운데 공허한 역설.


나 혼자만의 시간.
그래서 만들었다.

나 혼자만의 시간.

아침: 글쓰기
낮: 베트남어 공부
저녁: 글쓰기
새벽: 베트남어 공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이게 내 자유다.


글쓰기.

글을 쓴다.

아무도 안 읽어도 쓴다.
아무도 안 봐도 쓴다.
의미 없어도 쓴다.

왜?

이게 내 자유니까.

공허를 채우는 방법.


나라말 배우기.

베트남어를 배운다.

진짜 안 된다.

백 번 연습해야 한 번 말 터진다.

발음?
엉망이다.

성조?
모르겠다.

문법?
포기했다.

그래도 한다.


무시.

베트남 사람들 앞에서 베트남어 쓴다.

웃는다.
“뭐라는 거야?”

다시 말한다.

못 알아듣는다.
“아~ 그거?”

무시당하는 느낌.


당당함.

그래도 당당하다.

“못 알아들어?
괜찮아. 다시 말할게.”

백 번이라도 말한다.

언젠가는 알아들을 테니까.

무시당해도 괜찮다.


새벽 공부.

그들이 잠잘 때.

나는 베트남어 공부한다.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매일.

왜?

공허하니까.
할 일 없으니까.
자유로우니까.


변화.

3개월 지나니 변화가 왔다.

귀에 들리는 소리.

처음엔 웅성거림이었다.

지금은?

박자가 들린다.
리듬이 들린다.
단어가 들린다.

중간중간 단어가 터진다.

“아, 저거 아는 말이네!”

조금씩 들린다.


공허 속의 투쟁.

여전히 공허하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싸운다.

베트남어와.
공허와.
무의미와.

하루 종일 싸운다.

그게 내 자유.


“왜 그렇게 열심히 해?”

그게 내 자유다.

“쉬어도 되는데?”

내가 안 쉬는 게 자유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무리하는 게 내 자유다.


목표 없는 투쟁.

목표가 있냐고?

없다.

베트남어 배워서 뭐 할 건데?
글 써서 뭐 할 건데?
새벽까지 공부해서 뭐 할 건데?

대답 없다.

그냥 한다.

공허하니까.
자유로우니까.
할 수 있으니까.


의미 없는 의미.

의미가 있냐고?

없다.

하지만 의미 없어도 괜찮다.

40년 직장 생활.
의미 있었나?

별로.

그럼 지금 이것도 괜찮다.

의미 없어도 내가 선택한 거니까.


공허의 정체.

왜 공허할까?

자유롭게 사니까?

아니다.

목표가 없으니까.

그래서 공허하다.

그럼에도 계속한다.

왜?

이게 내 자유니까.

공허해도 괜찮다.
의미 없어도 괜찮다.
끝이 안 보여도 괜찮다.

내가 선택한 거니까.


자유의 의미.

자유가 뭔가?

하고 싶은 거 하는 거?

맞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다.

의미 없어도 하는 거.
공허해도 하는 거.
누구도 못 말리는 거.

그게 진짜 자유다.

계속 간다.

작가의 말

매일 새벽까지 베트남어 공부합니다.

진짜 안 됩니다.
백 번 해야 한 번 말 터집니다.
무시당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합니다.

하루 종일 공부하고 글 씁니다.
쉬는 시간 거의 없습니다.

왜냐고요?

이게 제가 선택한 삶이니까요.

누가 뭐래도 계속 갑니다.

다음 편 예고

EP.6 ― 고독이라는 친구

혼자여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빌어먹을이게인생인가,공허한자유,자유의역설,중년의고독,혼자사는삶,다낭생활,베트남살이,새벽공부,글쓰기일상,삶의기록,에세이연재,쉼표의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