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를 버텨낸 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흘려보낸 저녁의 풍경. 말보다 침묵이 먼저였던 하루와, 그 끝에 남은 문장을 담은 이미지.
프롤로그
말하지 않은 하루도
그대로 지나가지는 않는다.
조용히 흘려보낸 시간 끝에서
문장은
늘 가장 늦게 도착한다.
조용한 하루
오늘은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은 하루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자면 말할 수는 있지만,
그게 오늘을 더 잘 설명해 주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말을 아낀 대신
조금 더 천천히 걸었다.
괜히 커피를 한 번 더 내리고,
창가에 오래 서 있었다.
남은 문장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다 보니
문득 알게 된 게 하나 있었다.
말하지 않은 하루에도
문장은 남는다는 것.
오늘의 문장은
크게 울리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머물렀다.
버텼다는 말도,
괜찮다는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 안에
오늘의 나를 다 적어 두었다.
하루의 끝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날에
남은 문장 하나.
오늘은
그걸로 충분하다.
조용했던 하루는
대신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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