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의 서재일지 #3 — 거북이가 500년 살아가는 이유는 뭘까?
거북이가 500년을 산다고 한다.느려서 오래 사는 거라고들 말한다. 심장이 천천히 뛰어서, 에너지를 아껴 써서, 급하지 않아서. 과학은 그렇게 설명한다.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거북이가 500년을 사는 건, 껍데기 안에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어서가 아닐까. 바다 깊숙한 곳에서 길러온 한 모금거북이는 바다 깊숙한 곳으로 간다.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 빛조차 희미해지는 곳, 소음이 사라지고 고요만 남는 그 깊은 바닥. 거기서 거북이는 물을 마신다. 아무도 더럽히지 않은, 태초의 바닷물.그 한 모금이 거북이를 500년 살게 하는 게 아닐까.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마신다. 커피, 에너지 드링크, 달달한 음료. 몸을 깨우기 위해, 잠을 쫓기 위해, 하루를 버티기 위해. 마시는 것들이 점점 자극적이 되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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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떠난 이유, 베트남에서 배운 것
완벽하지 않아도, 사람은 먼저 일한다. 베트남 공장의 하루. 한국을 떠날 때 나는 대단한 결심을 한 사람이 아니었다. 실패를 인정하지 못해 도망친 것도 아니고, 더 큰 기회를 찾아 떠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어느 순간부터 숨이 막혔다.열심히 일했고,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졌고, 기준을 어긴 적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해가 갈수록 더 빨라져야 했고, 더 완벽해져야 했고, 더 괜찮은 얼굴로 버텨야 했다. 힘들다는 말은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처럼 취급됐고, 잠깐 멈추는 건 게으름으로 해석됐다. 그렇게 사는 게 당연한 줄 알았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버티는 사람이 결국 살아남는 거라고 배워왔으니까.베트남에서 일하는 지금, 나는 매일 완벽하지 않은 현장을 마주한다. 일의 속도는 일정하지 않고, 사람은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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